안녕하세요
전 광주에서 중개보조인으로 일하고 있는 20대 중반 여성입니다
제가 이곳에서 하는일은 아파트 쪽으로 계약서 쓰기 전까지의 중개업무와 사무,경리 업무까지 하고있는데요
어제 있었던 일에 대해서 말씀드리려 합니다
발단은 몇일전, 혼자있는 사무실 전화로 전화가 한통 왔습니다
손님이 전세를 보고싶다고 한시간 후쯤 볼수 있냐고 하시기에 임대인 분께 연락 드리고 시간 잡아 놓겠사오니 혹시라도 시간이 변경된다면 그전에 연락을 주십시오 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거기까지는 통상적인 전화상담의 시작이고, 약속을 잡는것 뿐이니 별다른건 없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건 임대인께 연락을 한 후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사모님 오늘 집좀 봐도 될까요? 한시간쯤후에 손님이 오신다고 하십니다'
몸이 아프셔서 병원에 계시다고, 처음엔 안된다고 하시기에 안되겠구나 싶어서 마무리 하고 끊으려고 하니, 그시간쯤에 아이가 집에 있으니 열어달라고 하겠다고, 그때 가시라고
하시더라구요
차라리 거기서 끊었으면 좋았을것을...
한마디 더 붙이시는 말씀이
'지난번에 브리핑하신분 많이 어려보이시던데 그분이 하셔야 되나요?'
'네.아파트는 항상 제가 하고 있습니다'
'그분말고 다른분 있잖아요 나이좀 더 드신분, 그분이 하시면 안되나요? 다른 ***란 분은 어려서 못하겠던데'
'사장님께서는 지금 부재중이시고, 주로 상가쪽을 하고 계시기 때문에 브리핑은 항상 제가 하고있습니다'
이렇게 통화를 마무리하고 끊었습니다
집을 내놓으신분 입장에서는 물론 자기보다 훨씬 어린 여자가 진행하는것 보다는 사장님이 진행하시는게 더 안정감있고 좋겠지요
그건 물론 저도 잘 알고있지만 나이에 대해서는 어쩔수 없는 노릇이지요
하지만 꼭 그말을 본인한테 '어려서 못하겠네'라는 말을 직접 말을 해야 할런지요
솔직히 말씀 드리면, 제 나이가 문제가 생기는것도 아니고 무엇보다 중요한것은 능력이기 때문에 제 기분만 좀 상하고 끊었습니다
여차저차 집을 보면서 브리핑 후에 사모님께 전화를 걸었습니다
비어있는 집에 갔을 경우에는 어떤분이 몇분 오셨고, 그러면서 어떤점을 좋아하셨는지 의사가 어떠신지를 말씀드려야 하기에
'여자분이 아주 마음에 들어 하시지만 지금 살고계시는 집이 서울쪽인데 팔린 후에 계약이 가능하다고 하시니 집 팔리고 연락 바로 주시기로 하셨습니다'
라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부터였습니다
제 말이 애매했던 것일까요
'계약 한다고 했다구요??'
'지금 집이 팔리고 나면 가능하다고 하셨습니다'
여기서 제가 임대인 분 말을 끊더라도 제말을 다 해야 했습니다
이번 임대인분 같은 경우는 '그럼 선수금 먼저 입금 하라고 하세요'
그냥 끊으시더라구요
그분께 계약 의사는 있었지만 '지금 살고있는 집이 팔린후' 라는 조건이 붙어있었기에 임대인분도 지금 당장은 안된다는걸 알고 계시리라 생각했었습니다
애초에 손님께 먼저 사시는 집 팔고 알아보시는 건가요 하고 여쭤볼걸 그랬습니다
이번에 오신 손님께서 말을 조금 돌려서 말씀하시기에 그대로 전해드린겁니다만
괜히 그랬나도 싶습니다
다시 전화를 걸어서,
'사모님 , 그분이 일단 집이 팔린후에 진행이 가능하다고 하니, 일단 그분 집이 팔리고 나서 다시 진행 하도록 하겠습니다'
'할거면 선수금을 먼저 넣어야지 그 준비도 안됬대요? 집이 언제 팔리는지도 모르구요? 그분 사시는데가 어디신데요? 직장은 어딘데요??'
당연한걸 질문의 공세에 순간 멍 해졌습니다
이게 저한테만 당연한건가 싶은데요, 집이 언제 팔리는지 모르는건 누구나 똑같은것 아닌가요?
사시는 곳은 말씀 드렸고, 직장은 제가 알아야할 필요가 없었으니 당연히 묻지 않았습니다
'말이 앞뒤가 안맞네요 이번에도 마음 바뀌겠네요?? 말이 앞뒤가 안맞네 그분한테 전세가 뭐라고 말햇는데요??'
'사모님 , 사적인 부분은 제가 그분께 따로 묻지 않았습니다, 전세가는 내놓으신 가격에서 어느정도까지 조정 가능하다고 말씀드렸구요'
'맞네요 그렇게 해야지 아무튼 알았어요 다음에 연락 주세요'
이나이에 중개업무를 하면서 일처리 때문도 아니고 나이때문에 무시를 당해야하나,
싶었습니다
제가 이 임차인분과 통화하면서 가장 많이 느꼈던것은,
'날 신뢰하진 않는구나 나 지금 클라이언트한테 테스트 당하는건가'
라는 것이었습니다
애초에 계약을 확실히 한다고 하셨다는 말 한적도 없고, 무엇도 확실히 정해진게 아니었습니다
계약을 한다는것도, 안한다는 것두요
진행은 중개사가 해야 맞는거지만, 임대인분이 저에게 명령을 하시면서 진행을 하려하시니 답답할 뿐입니다
아무리 제가 어리더라도, 전 임대인과 임차인, 매도인과 매수인
양측의 의견을 다 들어보고 그 중간의 입장에서 조절해서 업무를 해야 맞는것입니다
매매라면 차라리 매도분이 이사 가버리면 서로 안볼 사이겠지만,
임대 같은 경우는 임대인이 매매로 집 팔기 전에는 계속 임대로서 거래가 진행되지 않습니까
아주 안볼것도 아닌데 꼭 그렇게까지 해야하나 싶습니다
당연할지도 모르겠지만, 중개업은 한꺼번에 수천 수억원이 거래되는 것이기에,
무엇보다 중개인과 매도, 매수인 등 서로간의 신뢰가 기반으로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이 어리다는것 때문에 무시당하는것도 서러운데,
손님이 꼭 계약을 한다는법도 없는데 안하는걸 제탓을 해야하나 생각듭니다
그때 당시에 저 혼자 있었고, 사장님도 상황을 모르시기에 피드백을 받을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어디가 잘못된건지, 그런 상황이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실력있는 우리 집마니의 중개사분들의 한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