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랑비가 내리는 어느 날이었습니다.

비를 맞고 리어카를 끌고가는 젊은이를 보았습니다.

아직은 미혼인 것 같은 총각의 리어카엔 폐지가 실려있었습니다.

순간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경기가 불황이라 취직이 어렵다지만

사람들이 붐비는 길거리를 리어카를 끌고 다니는 것은 

 굳은 각오와 불굴의 의지없이는 힘들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더 안타까운 것은

 그가 한 다리를 절고 있었던 것입니다.

 내가 도와 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나는 사무실의 신문들을 채곡채곡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사무실이 좁아서 많이 쌓아 둘 공간이 없습니다.

그런데 요즈음은 창밖을 바라보아도

그의 모습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이젠 폐지를 버려야 할 시간이 온 것입니다.

아쉽지만 또 다음을 기다려야 할지도 모릅니다.